과거에 저지른 비상식적 행동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김구라가 잠정 은퇴를 선언한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났습니다. 김구라의 잠정은퇴는 당시만 하더라도 뉴스의 메인을 차지하며 이슈의 정점에 섰지만 현재는 다른 비중 있는 사건에 파뭍혀 수면 아래로 잠겼습니다. 어떤 일이 일어날 때마다 순식간에 끓어 버렸다 순식간에 식어 버리는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냄비 근성 때문에 연예계는 하루라도 조용한 날이 없었습니다. 최근에는 고영욱의 비행이 지탄의 대상이 되어 무참하게 짓밟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것도 또 다른 사건이 생기면 서서히 가라앉게 될 것입니다. 어찌보면 한국이라는 나라는 잘못을 저지른 연예인들이 다시 활동하기에 너무나도 좋은 환경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수 많은 정보의 홍수에 휩싸여 망각의 동물이 되어버린 '대중들의 기억상실증' 덕분에 대부분의 연예인들이 은퇴 선언 후, 1년 후에 방송에 다시 복귀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어찌나 다이내믹한지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정도입니다.
김구라는 자신을 둘러 싼 논란의 목소리가 커지자 발빠르게 은퇴를 선언하며 영리하게 대처 했습니다. 김구라의 행동은 먼 미래를 바라 본 일보 후퇴였습니다. 그는 어차피 언젠가 한 번쯤은 받아야만 했던 국민의 심판을 겸허하게 받아 들이며 시대의 조류에 순응했습니다. 대중들의 요구에 너무나도 쿨하게 대처하는 그의 모습은 보수적인 사고방식이 지배하는 사회에 신선한 충격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마치 잔잔한 호수에 돌멩이를 던지듯 곁으로는 약간의 미동이 생겼지만 그 파동이 이어져 사람들의 생각에 경종을 울리고 만 것입니다. 이러한 김구라의 행동은 선거철과 맞물려 죄 없이 희생을 당했다는 여론이 확산되어 서서히 동정론도 싹트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일부 정치인이 부정에 대해 수긍을 하지 않고 자신의 안위를 위해 끝까지 복지부동하는 것과는 사뭇 대조되는 김구라의 모습에 대중들은 돌멩이를 던지는 것을 멈추기 시작했습니다. 김구라는 자신에게 돌을 던지며 욕하는 대중보다 한 차원 높은 높은 성숙한 모습을 보이였습니다. 김구라의 장정은퇴는 결과적으만 보면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많은 행동이었습니다.
연예인이 어떤 상황을 대처하는 모습을 보면 그 사람의 인격과 판단력, 그리고 지적 능력 등 모든 것을 파악할 수가 있습니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은 대중들의 사랑을 먹고사는 직업이기 때문에 잘못을 저지른 후의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대부분의 연예인들은 이 간단하고도 단순한 진리를 파악하지 못하고 얄팍한 술수로 위기를 넘기려 해 더 큰 피해를 입은 경우가 있었습니다. 신정환의 경우에도 계속되는 뻔뻔한 거짓말이 결국 자신의 발목을 잡았고, 김상혁도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 는 황당 무개한 어록을 남기며 조롱의 대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위기에 몰렸을 때 갖은 핑계를 대며 자신을 보호하려 합니다. 이는 지극히 본능적인 행동으로 딱따구리가 공포를 느꼈을 때 자신의 머리를 깊숙한 나무 구멍에 숨기는 것과 같습니다. 자신의 눈만 가리면 이 세상의 모든 것이 가려진다는 단순한 생각과 대중들의 눈을 현혹하려는 얄팍한 술수는 스스로를 더욱 옭아맬 뿐이었습니다.
김구라는 영리한 방송인이었습니다. 그는 대중들의 심리를 잘 알고 있었고, 그것을 컨트롤까지 하는 놀라운 능력을 보였습니다. 그것은 김구라가 잠정 은퇴를 선언했던 당시의 장면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김구라는 그날따라 평소에 보이지 않았던 진지한 모습을 보이며 생각하는 방송인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때에 따라 자신을 낮추고 고개를 숙일 줄 아는 모습을 보이며 언제나 거만한 눈빛으로 독설을 남발하는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보였습니다. 평소에 욕을 지껄이다가 한 번쯤 친절하게 다가서면 사람들은 엄청난 환대를 느끼며 몸둘바를 모르게 됩니다. 영리한 김구라는 자신이 무엇때문에 돌을 맞았고, 어떻게 하면 대중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지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건설한 왕국을 조금도 무너뜨리지 않은 채 임시 휴업 상태를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어떤 일을 해도 일반 방송인과는 다른 면모를 김구라의 모습에 대중들은 경계를 해제하고 성난 표정을 풀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알게 모르게 김구라에게 길들여져 있었나 봅니다. 김구라처럼 강력한 색깔을 갖춘 방송인이 없었기 때문에 그의 빈 자리는 생각보다 크게 느껴졌습니다. 특히 그의 공백은 대중들보다 방송 관계자들에게 더 크게 느꼈을 것입니다. 방송국의 프로듀서나 동료들은 입을 모아서 그의 공백에 대해 '대체 불가능' 이라 표현하고 있습니다. 강호동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김구라로 인해 명맥을 유지해 온 '황금어장-라디오스타' 는 그 누구보다 김구라를 갈망하고 있고, 3인 체제로 전성기를 구가했던 MBC '세바퀴' 도 대체자를 구하지 못한 채 2MC 체제로 돌입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SBS '스타 주니어쇼 붕어빵' 도 마찬가지로 김구라와 아들 김동현의 자리를 그대로 비워두었습니다. 김구라가 만든 구멍은 생각보다 깊었고, 그의 독특함은 대체자가 없을 정도로 완벽한 캐릭터를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이 덕분인지 방송계에선 대체자 없는 그를 갈구하고 있으며 벌써부터 그의 방송복귀를 기대하는 말들이 퍼져나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구라의 컴백설은 그가 진행했던 인기 프로그램 '화성인 바이러스'의 MC들로부터 전해졌습니다. 기자 회견장에서 이경규는 김구라를 언급하며 각별한 애정을 보였습니다. 이경규는 "김구라가 잠시 쉬어가는 것도 좋을 수 있다"라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이어 "거침없이 몇 년 동안 달렸으니까 쉬어가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자신을 뒤돌아볼 수 있는 계기도 되고 과거에 있었던 일을 용서받을 수 있을 것이다"며 "다시 돌아오면 조금 색다른 김구라가 될 것 같다. 독특하고 훌륭한 친구이기 때문에 약간의 공백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라고 말했습니다. 프리랜서 방송인 김성주도 김구라를 언급하며 "얼마 전 김구라와 통화했는데 조만간 복귀할 것 같은 뉘앙스가 느껴졌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화성인 바이러스'는 김구라의 공백을 위해 이윤석을 임시로 투입했으나 김구라 복귀 시 4인체제를 유지할 것이라 밝히며 그에 대한 무한 사랑을 재확인 했습니다. 예능의 달인 이경규의 발언은 김구라가 '규라인' 임을 인정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동료들의 말을 들어보니 김구라의 컴백은 시기상의 문제일 뿐 기정사실화 된 것으로 보입니다.
김구라는 현재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며 봉사활동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죄 값을 치르기 위해 언론에 철저하게 사실을 숨긴 채 활동해 오고 있었는데요.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거주하는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 집'을 이미 3차례 방문하고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김구라는 지난 할머니 한 분 한 분께 일일이 사과의 말을 건네며 과거의 잘못을 뉘우쳤습니다. 뿐만 아니라 김구라와 아내 아들, 셋이 방문해 할머니에게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고, 떡과 과일을 함께 먹은 후 할머니 밭에 가서 풀을 뽑는 일을 했습니다. 김구라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차원에서 반성과 자숙의 의미로 매주 ‘나눔의 집'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벌일 예정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잘못을 저지를 수 있습니다. 중요 것은 그것에 대해 인정을 하고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느냐는 것입니다. 그것에 대한 진실성은 대중들이 판단하는 것입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가식적이진 않았던 김구라의 모습은 거짓이 판을 치는 시대에 한 줄기 오아시스와도 같았습니다. 벌써부터 컴백설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것을 보니 김구라가 보통내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대중들을 중독시키며 스스로 손길을 뻗게 만드는 영리한 방송인 김구라, 참 대단한 사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