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김진표가 부녀가 결국 '아빠 어디가' 를 떠나게 되었다. MBC 관계자는 "김진표가 그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프로그램에 잘 어울리기엔 부족하다는 하차 이유를 밝혔다. 제작진은 고심 끝에 그의 의사를 존중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마치 김진표가 하차 의사를 밝히고 제작진은 마지 못해 이를 수락한 것 같은 그럴싸한 그림이 그려지긴 했지만 영 찜찜한 기분이 든다. 상황이 이렇게 되다보니 최근의 시청률 부진이 멤버의 하차로까지 이어진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좀처럼 지울 수가 없었다. 시청률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을 김진표 부녀로 지목, 애초부터 가장 논란이 된 멤버를 하차시켜 저조했던 시청률을 조금이라도 올려 보자는 심산이 아니었을까. 생각할수록 의혹의 골을 점점 더 깊어져만 갔다. 김진표는 "무엇보다 힘들 때에도 나를 믿어주고 힘이 돼준 제작진과 다섯 아빠에게 고맙고 미안하다."고 전했다. 방송 10회만에 하차를 결정한 김진표 부녀는 아쉽게도 다음 달 6일 방영되는'가족 특집'편이 마지막 고별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진표 하차

 

시즌 1의 성공에 심취한 '아어가' 제작진은 시즌 2에서도 기존의 포맷을 그대로 끌어다 쓰는 안일한 태도를 보였다. 이는 곧 시청률의 부진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한 때 누구도 넘보지 못할 정도로 압도적이었던 시청률은 한 자릿수로 주저 않으며 동시간대 꼴찌를 기록했다.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시작한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꾸준하게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상당히 대조적인 모습이다. 혹자들은 형만한 아우가 없다는 단순한 결론을 내리기도 하지만 사실 '아어가' 시즌2의 부진은 어느 정도 예상된 부분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예능에 적합하지 않은 아이들을 섭외한 것이었다. 시즌2의 아빠와 아이들은 그저 짜여진 각본에 의해 소극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 시즌 2에서 새롭게 합류한 안정환과 류진은 과거 송종국이 지적 받았던 소극적인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다. 예능 경험이 부족하고 말수가 적은 것을 아이들의 활약으로 떼우려했던 제작진의 무책임한 발상은 잘나갔던 프로그램을 순식간에 저질 프로그램으로 전락하게 만들었다.

 

아빠어디가 이상화

 

하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시청률 부진에 직면한 제작진이 스스로 돌파구를 마련할 생각은 하지 않고, 게스트 초청과 기존 멤버 투입이라는 꼼수를 동원해 상황을 타개하려 했다는 것이다. 제작진은 새로운 멤버를 구성한 만큼 죽이되든 밥이되든 뚝심있게 밀어 붙어야 했다. 시청률이 조금 덜 나왔다는 이유로 다른 요소를 투입하는 것은 상당히 볼 폼 없는 구시대적인 발상이다. 올림픽 스타 이상화와 기존 멤버 민국이를 출연시킨 것은 당장 시선을 사로 잡을 순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로인해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이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아이들에게 멍석을 깔아주고 아빠들은 팔짱끼며 히히덕 거리는 모습은 재롱잔치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방송에까지 출연한 사람들이 아이들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소극적인 태도로 방송에 일관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부끄러운 짓이다. 시청률 하락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은 개선하지 않고 자꾸 외적인 요소만 투입하는 프로그램에서는 더 이상 발전적인 모습을 기대할 수 없다. 그래놓고 하차로 떼우려 하다니 참으로 뻔뻔하다.

 

규원

 

제작진은 방송이 시작된 지 10회가 지난 상태에서 멤버를 도중 하차시키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연출했다. 이번 하차는 설사 김진표 본인의 선택이었다 하더라도 그 시기와 모양새가 상당히 보기 좋지 않았다. 김진표의 하차는 프로그램의 개선은 커녕 오히려 오해와 불신만 쌓이게 만들었다. 여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던 김진표는 애초부터 이러한 최악의 상황을 예측 했을 지도 모른다. 과거에 자신이 저질렀던 과오에 대해 스스로가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김진표의 딸 규원 양에게는 이러한 상황이 낯설고 두려울 수 밖에 없다. 5살 어린 아이에게 도중 하차라는 극약처방은 너무도 가혹한 처사다. 실패의 모든 탓을 김진표 부녀에게 돌리고 자신들은 입을 싹 닦는 제작진의 불손함에 치가 떨릴 정도다. 김진표의 하차가 제작진의 잘못이 아닌 김진표 만의 잘못, 나아가 규원이의 잘못으로 비춰지고 있는 것은 상당히 안타까운 일이다. 특히 방송의 개념 조차 모르는 규원이에게 자칫 이번 일이 상처가 되지 않을까 무척이나 염려스럽다.

 

아빠어디가

 

필자는 김진표 스스로가 자진 하차 의사를 밝혔다고 해도 제잔진의 외압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본래 예능 쪽은 제작진의 의사가 10 중 8 이상을 차지한다. 제작진이 김진표에게 하차를 독려하지 않았더라도 그것을 만류하지 않고 받아 들였다는 것은 제작진 스스로 과오를 인정하는 꼴 밖에 되지 않는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갈 작품을 '실패작'이라고 낙인까지 찍는 이유는 무엇일까. 제작진은 주변의 여러 만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끝까지 김진표를 선택한 만큼 어떤 일이 있더라도 끝까지 밀고 나가는 모습을 보여야만 했다. 그것이 시청자들에게 보일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다. 그 정도 오기와 뚝심없이 어찌 프로그램을 이끌어 갈 수 있단 말인가. '아어가' 시즌2가 총체적인 난국에 봉착한 이유는 출연진의 문제 보다는 안일한 태도로 일관한 제작진의 문제가 더욱 크다. 따라서 하차를 해야 하는 쪽은 김진표가 아니라 오히려 제작진이다.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상처를 주고, 볼 때마다 스트레스만 주는 프로그램이라면 차라리 폐지하는 것이 낫다.

 

  1. Favicon of http://asd.so/oNc BlogIcon 비너스 2014.03.31 11:03 신고

    저도 제작진의 분발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번 일로 아빠들과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으면 좋겠어요.

  2. 여러가지 불협화음, 프로그램의 수명을 재촉하는군요.
    아이들과 한두번이나마 보던 전 김진표 때문에 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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