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가네 식구들'의 후속작 '참 좋은 시절'이 첫 선을 보였다. '왕가네 식구들'은 비록 시청률 면에선 대성공을 거뒀지만 시청자들에게 극심한 피로감을 안겨 준 반 쪽 짜리 작품이었다. 막장에 병든 시청자들을 치유하기 위해 애초부터 '힐링'을 선언한 KBS는 청량제와 같은 드라마를 선물로 가지고 나왔다. '참 좋은 시절'의 첫 회를 시청한 느낌은 기대 이상으로 산뜻했다. 특정 지역을 기반으로 만든 '참 좋은 시절'은 어렸을 적 끔찍히도 싫어했던 고향에서의 추억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이라는 것을 일깨워 주는 작품이다. 드라마 소재가 주말극 답게 '따뜻함'을 줄 수 있다는 점, 김희선 이서진 등의 명품 주연과 드라마에 잔뼈가 굵은 베테랑 조연들이 참여했다는 점에서 충분히 흥행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된다. 지나친 막장 코드로 인해 뼈속까지 상처를 입은 시청자들에게 모처럼만에 등장한 정통 주말극은 활력소가 되기에 충분했다.

 

이서진

 

첫 장면부터 인상을 팍팍 쓰고 등장한 이서진은 특유의 시크한 모습을 보였다. 한 밤 중 요란하게 울려 퍼진 벨소리에 잠이 깬 강동석(이서진)은 검사 선배가 경주에서 피습을 당했다는 소식을 접한다. 이 드라마의 주요 배경이 되는 경주는 강동석이 태어나고 자란 곳으로 강동석에겐 두 번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은 곳이었다. 아직 첫 회 이기 때문에 강동석이 왜 그렇게 고향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지는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강동석이 자신의 아킬레스 건이었던 가족과 경주를 떠나기 위해 미친듯이 공부를 했다는 것은 추측을 통해 알 수 있었다. 검사가 되어 고향을 떠난 이후 두 번 다시 발 붙이기 싫었던 강동석은 노골적으로 자신을 환영하는 플래카드를 보고 몹시 불쾌해 한다. 강동석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관심과 떠받들기는 그에게 부담이 갈 수밖에 없었다. 명석한 두뇌를 가진 천재로 태어난 강동석은 피나는 노력을 통해 결국 검사가 되었다. 하지만 메마른 감정과 모난 성격을 가진 강동석은 주변을 무시하고 자신 밖에 모르는 철이 덜든 '안하무인'의 모습이었다.

 

참좋은시절

 

시간은 거꾸로 거슬러 과거로 돌아갔다. 주인공인 강동석(이서진)과 차해원(김희선)은 같은 동네에 살고 있었다. 지나가는 개와 맞짱을 뜰 정도로 억센 성격을 가진 차해원은 잘 생기고 공부도 잘하는 강동석을 좋아했다. 강동석은 언제나 책만 보고 차해원을 병풍 취급 했지만 그녀는 전혀 아랑 곳 하지 않았다. 차해원은 언젠가는 오빠야도 내게 넘어 올 것이라는 '근자감'으로 시도 때도 없이 강동석에게 들이댔다. 어느날 다리를 다친 차해원을 업고 집까지 바래다 준 강동석은 자신의 어머니가 무시 당하는 꼴을 보게 된다. 강동석의 어머니는 집안이 부유했던 차해원의 집에 식모 살이를 하고 있었다. 강동석이 차해원을 거들떠도 보지 않았던 이유는 집안에 대한 극심한 컴플렉스 때문이었다. 강동석 외에도 형 동탁(류승수)과 누나 동옥(김지호)과 동생 동희(택연)까지 4남매를 키운 어머니는 허리가 빠져라 고생을 했다. 젊었을 적 아이들을 버리고 바람을 핀 아버지 덕분에 강동석의 집은 찢어지게 가난했다. 어린 강동석은 이러한 별 볼 일 없는 집안이 너무도 싫었다.

 

김지호

 

장소심(윤여정)은 이상하게도 검사가 된 강동석 보다 바보 강동옥을 더 좋아했다. 강동옥은 강동석의 2분차 쌍둥이 누나이다. 어렸을 적 강동옥은 강동석보다 더 훨씬 총명하고 영특한 아이였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2014년 현재 그의 지능은 7살에 멈춰 있었다. 신동 소리까지 들었던 총명했던 아이가 어쩌다가 바보 소리까지 듣게 되었을까. 장소심과 강동옥의 대화에서 약간의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강동옥은 15년 만에 만나는 강동석을 만나기 위해 꽃까지 들고 마중을 나가 있었다. 유치원 수준의 지능 밖에 가지지 못한 강동옥은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보고 '바보'라고 불러 진짜 '바보'인지 알고 있었다. 강동옥은 강동석이 자신을 보고 '바보'라고 부르면 어떡하나 걱정했다. 장소심은 강동옥을 어르고 달래며 절대 그럴리가 없다고 말했다. 강동석 얘기만 나오면 표정이 안 좋아 지고, "지가 검사가 어떻게 됐는데!" 라고 말하는 장소심의 모습에서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음을 암시할 수 있었다. 아마도 어렸을적에 강동옥이 강동석을 구하기 위해 희생을 하지 않았나 싶다.

 

참좋은시절


어렸을 적 부유한 집안에서 자랐던 차해원은 아버지의 회사가 부도가 나는 바람에 순식간에 빈 깡통이 되었다. 아버지는 급작스럽게 돌아 가셨고 부도에 오치수가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억센 근성 하나만으로 살아왔던 차해원은 복수를 위해 적진으로 뛰어 들었다. 오치수의 아들 오승훈이 대표로 있는 대부업체에 취직을 한 차해원은 복수를 위해 오승훈을 열심히 유혹하고 있었다. 처음부터 오치수를 진심으로 좋아하지 않은 것처럼 보였던 차해원은 복수를 꿈꾸며 칼을 갈고 있었다. 남자도 일하기 힘든 대부업체에서 살아 남기위해 차해원은 돈이라면 사족을 모르는 속물처럼 행동했다. 강동석의 동생이자 동네에서 한 성격하는 건달로 악명 높은 강동희는 '이발소 사건'으로 차해원과 정면으로 부딪치게 된다. 감옥에서 출소한 강동희는 이발소 물건을 때려 부수며 난리를 쳤다. 이발소 물건에 저당권을 가지고 있었던 차해원은 230만원을 물어 내라며 강동희의 결혼 반지를 빼앗아 버린다. 한 성격하는 남녀의 '한따까리'는 동네의 재밌는 구경거리가 되었다.

 

김희선

 

그동안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시도한 김희선은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30대 중반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팔팔한 방부제 미모는 탄성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차해원에 완벽하게 빙의된 김희선은 억세고 강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연기 인생 최초로 시도한 사투리 연기는 토속적 느낌을 잘 살려내 무척이나 자연스러웠다. 블링블링한 외모에서 뿜어져 나오는 구수한 사투리는 차해원의 현재와 과거를 이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했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연기력 논란에 시달렸던 김희선은 이번 작품에서 만큼은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참 좋은 시절'에서 김희선의 미모 보다 더욱 돋보였던 것은 능청스러운 사투리 연기였다. 언제나 미모로만 승부하고 고정된 캐릭터만 연기했던 김희선의 연기 인생에 이번 작품은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1회 밖에 방영이 되진 않았지만 왠지모를 대박 기운이 감지된다. '참 좋은 시절'을 통해 한 주간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내는 '참 좋은 주말'을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1. Favicon of http://01047680992.tistory.com/ BlogIcon 가을사나이 2014.02.23 16:40 신고

    저도 봐야겠네요

  2. Favicon of http://blogmania.tistory.com BlogIcon ILovecinemusic 2014.02.23 17:53 신고

    경상도 사투리 연기가 꽤 어려운 연기인데 그럭저럭 무난한 수준이었어요.
    아역들 연기는 조금 어색했지만 ㅋㅋ~
    어제 봤는데 택연하고 김희선하고 맞짱 뜨는 장면 첫회 하이라이트였던 것 같네요.^^

  3. Favicon of http://foreverbbo.tistory.com BlogIcon 아이뽀맘 2014.02.23 22:22 신고

    어제 못보고 오늘 중간 부터 봤는데 사투리 연기 괜찮더라구요...
    추천 한번 꾸~욱 누르고 갑니다^___^
    행복하고 평안한 밤 되세요~~^&^

  4. 오릉근처 2014.02.23 22:40 신고

    헉..저 경주 고향인데..사투리 어색하던데요?^^

  5. ㅎㅎㅎㅎ 2014.02.23 22:50 신고

    그 사투리 경주 사투리 아닌데...ㅡㅡ

  6. Favicon of https://issuestar.tistory.com BlogIcon 이슈스타 2014.02.23 23:54 신고

    <댓글 답변>
    김희선의 사투리 연기에 대해서 그 지역 사투리가 아니라는 의견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본 것은 김희선이 그 지역 사투리를 제대로 쓰느냐를 본 것이 아닙니다. 사투리를 자연스럽게 내뱉느냐를 본 것이지요. 김희선이 연기력이 뛰어난 다른 조연 배우들에 비해 사투리 연기를 잘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못 봐줄 정도는 아니었다고 봅니다. 대한민국 국민의 대다수가 그쪽 지역에 살고 있지 않은 현실에서 정확하게 경상도 사투리가 북쪽 것인지 남쪽 것인지를 따지는 것은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정확히 '경주' 지역의 사투리를 썼다면 금상첨화였겠지요. ^^ 어쨌든 좋은 의견들 적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냐냥 2014.02.24 02:24 신고

      동의합니다^^
      자연스럽게 내뱉는다는 것, 사투리 연기에서 중요한 시작점이지요. 김희선씨 연기가 늘 도마 위에 올랐지만, 솔직히 전 이번 연기 좋았습니다.

  7. 뚜루뚜뚜 2014.02.24 00:21 신고

    김희선씨를 싫어하는건아니지만. 어색한사투리 때문에 오히려 몰입도가 떨어져요. 드라마 내옹이나 구성은탄탄한거 같으나 사투리는좀 아닌듯합니다.
    같은경상도권아니고는 김희선씨의 사투리가 어색한지 어떤지는 잘모르겠지만 경상도권에서 볼때는. 좀 거슬리네요. 차라리 첨부터 김희선씨 배역이 서울에서온아이 였다면 몰입이좀더 되지않았을까하네요. 아무리배우라도 사투리연기는 힘든가보네요.

  8. 미미 2014.02.24 08:08 신고

    절이싫음중이떠나믄댐.김희선 사투리 연습 안하냐? 보다 도저히 오그라들어 채널 돌려버림.

  9. 경주사람 2014.02.25 02:49 신고

    저도 경주사람이에요
    우린 사투리 저렇게 안쓰는데
    완전 어색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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