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애가 모처럼만에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여왕의 출연 소식에 힐링의 공식 미녀 성유리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김희애는 성유리와의 투샷 따위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 단지 오른 쪽을 중심으로 촬영해 달라는 여유(?)를 보였다. 데뷔 후 수 십년이 지난 지금도 화장품 광고 분야에서 부동의 TOP을 달리고 있는 김희애는 물광 피부를 과시하며 스튜디오를 화사하게 만들었다. 봄이 되려면 한 달이나 있어야 했지만 그녀의 출연에 스튜디오는 벌써 봄이 되었다. 김희애는 40대 중반이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완벽한 방부제 미모를 선보였다. 세월이 지날수록 더욱 아름다워지는 김희애의 모습을 보면서 '시간의 법칙'이 그녀에게 만큼은 예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게스트가 와도 주눅 들지 않았던 경규 옹은 오늘 만큼은 여왕의 출연을 반기며 깍듯이 대했다. 오랜만에 방송에 출연한 김희애는 '전파낭비'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너무 긴장이 돼 와인까지 한 잔 걸치고 나왔다고 말한 김희애는 그녀는 돌직구 같은 토크를 선보였다.  

 

김희애

 

이경규

 

본격적인 토크에 앞서 김희애는 이경규 때문에 방송에 출연 했다는 폭탄 선언을 했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이 말에 성유리와 김제동은 두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김희애는 방송인으로서 이경규를 좋아하고 팬의 한 사람이라고 밝혔다. 한 껏 어깨가 으쓱해진 이경규는 안 그래도 튀어나온 입을 더욱 씰룩 거렸다. 김희애는 이경규와 보통 사이가 아니라고 말했다. 도대체 그들 사이엔 어떤 과거가 있었던 것일까. 김희애와 이경규는 방송에 함께 출연할 정도로 묘한 인연을 가지고 있었다. 90년 대 당시 김희애와 이경규는 둘 다 연기대상 후보에 오를 정도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탤런트와 개그 분야에서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던 두 사람은 '남과 여'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커플 연기를 한 경험이 있었다. '남과 여'에 등장한 김희애는 이경규와 말 도 안되는 커플 연기를 펼치며 깨알 재미를 선사했다. 지금으로선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억지 불어를 남발하며 웃음을 선사한 이경규와 진지한 듯 어설픈 연기를 펼친 김희애의 모습은 가히 레전드급이었다. 

 

 

힐링캠프에 출연한 김희애는 차분하고 진지한 태도 속에서도 본인 만의 세계를 마음껏 표출했다. 그동안 도도한 이미지 때문에 오해 아닌 오해도 많이 받았던 김희애는 방송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이름하여 김희애의 재발견이다. 개그 프로 매니아인 김희애는 유행어를 따라하는 신세대 엄마였다. 허당 엄마의 어설픈 흉내를 본 아이들은 밖에 나가면 절대 흉내내지 말라고 당부를 했다고 한다. '꽃누나'에 등장해 먹방의 진수를 보였던 김희애는 가녀린 몸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식탐이 강했다. 보기와 달리 솔직하고 털털한 성격의 그녀는 좋고 싫은 것이 명확했다. 김희애를 위해 준비한 전복을 건내주자 그녀는 식어서 맛이 '그닥'이라며 비수를 꽂았다. 우아한 그녀의 간결한 표현에 스튜디오는 아수라장이 되었다. 이슬만 먹고 살 것 같았던 김희애는 역시나 이슬을 좋아했다. 진정한 배우가 되기 위해선 술을 잘 마셔야 한다는 소리를 듣고 소주 세 병을 들이켜 응급실에 실려 간 적도 있었다. 솔직하고 화끈한 그녀의 토크에 스튜디오는 후끈 달아 오르기 시작했다.

 

김희애

 

김희애

 

빼어난 미모로 어릴적부터 명성이 자자했던 김희애는 넘치는 자신감에 항상 빳빳한(?) 고개를 들고 다녔다. 김희애의 10대 시절은 그야말로 '천상천하 희애독존'이었다. 고교시절 자기가 제일 예쁜 줄로만 알았던 김희애는 방송국에 들어가서야 비로소 현실을 알게 되었다. 은근히 욕심이 많았던 김희애는 센터 자리를 동물적으로 캐치하는 본능 덕분에 언제나 중앙을 차지했다. 연기에 있어선 완벽주의자였던 그녀는 남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이 싫어 더욱 악착같이 연습을 했다. 따로 연기 수업을 받지 않아도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쳤던 김희애는 연기력에 있어서 어느 정도 타고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성기를 누렸던 20대 시절은 두 번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했다. 17살에 방송에 입문해 제대로 쉬어 본 적이 없이 청춘을 보낸 김희애는 40대가 되어서야 어느정도 안정을 찾았다고 한다. 전성기 때 행복했냐는 질문에 김희애는 전혀 행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어린 나이 때부터 고생을 많이 해 나이 어린 후배들을 보면 안타까운 생각이 앞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희애

 

힐링캠프 김희애

 

이날 방송의 하이라이트는 김희애의 즉석 노래였다. 전성기 시절, 주변의 권유로 인해 자의 반 타의반으로 노래를 불렀던 김희애는 절대 앨범을 낸 것이 아니라고 하소연했다. 힐링 멤버들의 거듭되는 노래 요청에 김희애는 마지 못해 마이크를 잡았다. 20년 만에 '나를 잊지 말아요'를 부른 김희애는 멍석을 깔아주자 놀 줄 아는 언니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2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김희애의 소녀감성은 여전했다. 고음까지 완벽하게 소화한 후 이어진 김희애의 내레이션에 스튜디오는 초토화가 되었다. 우아한 그녀의 살아 숨 쉬는 개그 본능은 도저히 감출 수가 없었다. 김희애의 멋진 공연에 필 받은 이경규는 내친 김에 방송 후 회식을 제안했고, 김희애는 쿨하게 '콜'을 외쳤다. 방송이 만든 이미지 때문에 도도하고 차가운 사람으로 인식되었던 김희애는 힐링캠프를 통해 그동안의 이미지를 불식 시키는데 성공했다. 조금 어색하긴 했지만 오늘 방송에서 보인 김희애의 모습은 유기농 야채처럼 신선하고 달콤했다. 모처만에 출연한 신선한 게스트의 등장에 몸과 마음이 유쾌해진 방송이 되었다. 다음 주엔 또 어떤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힐링'해 줄 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1. Favicon of http://love111.tistory.com/ BlogIcon 바닐라로맨스 2014.02.25 10:15 신고

    이러니... 더 훈녀같은데요!?

  2. Favicon of http://wolfstar.tistory.com BlogIcon 천시성 2014.02.25 10:46 신고

    희애누님 팬이라서 꼭 챙겨봐야지, 하고 결국은 못 봤네요..
    스타님 리뷰 보니까 딱 봐도 오랜만에 재미있었던 방송 같습니다.
    그래서 더 씁쓸해지지만, 뭐 어쩔 수 없죠 ^^;;;

    좋은 하루 되세요~!

  3. Favicon of http://blogmania.tistory.com BlogIcon ILovecinemusic 2014.02.25 11:17 신고

    아직도 소녀감성이라 더 매력적인 배우입니다...
    다음주 방송도 기대되네요....^^

  4. Favicon of http://kwn.me/ng7q BlogIcon 와코루 2014.02.25 11:51 신고

    김희애씨 평소에도 좋아했는데 점점 예능나오시면서 친근한 이미지가 되어가시는 것 같아 반갑습니다^^

  5. Favicon of http://life-lineup.tistory.com BlogIcon +요롱이+ 2014.02.25 12:09 신고

    너무 잘 보고 갑니다^^
    남은 하루도 기분좋은 시간이시길 바랍니다!

  6. Favicon of http://foreverbbo.tistory.com BlogIcon 아이뽀맘 2014.02.25 17:14 신고

    추천 누르고 갑니다

    남은 시간 즐거운 시간 되세요^^

  7. Favicon of http://nnkent11.tistory.com BlogIcon Q의 성공 2014.02.25 17:18 신고

    재미나 보이는군요~ ^^
    한 번 챙겨봐야겠어요~ ㅎㅎ

  8. Favicon of http://wanderingpoet.tistory.com/ BlogIcon 너의길을가라 2014.02.26 08:15 신고

    107. 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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