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은 시절'이 5회 째 방영되었다. 3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이 드라마는 주연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와 조연 배우들의 감칠 맛 나는 연기로 연일 호평을 받고 있다. 5회 째 방영된 '참 좋은 시절' 은 곳곳에 갈등 코드를 심어 놓으며 서서히 무르익어 가고 있었다. 강동석(이서진)과 강동희(옥택연) 형제는 하루라도 싸우지 않는 날이 없었다. 극과 극을 달리고 있는 두 형제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흥미로운 볼거리를 제공해 주고 있다. 서로의 입장에서 보면 모두 고개가 끄덕여 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강동석은 철부지처럼 나대고 말보다 주먹이 앞서는 강동희가 늘 못마땅했다. 강동희 또한 자신 밖에 모르고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정도로 냉정한 강동석이 미워 죽을 지경이었다. 드라마는 강동석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지만 결코 강동석 만을 옹호하진 않았다. 그렇다고 강동석을 철저히 무시하지도 않았다. 서로가 몰랐을 뿐 양자에겐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암시해주며 화해를 위한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었다. 이러한 실마리를 찾아가는 과정은 필자를 포함한 시청자들에게 쏠쏠한 재미를 선사해주고 있었다.

 

참좋은시절 아역

 

참좋은시절

 

'참 좋은 시절'의 특징은 과거로 회귀하는 장면이 많다는 것이다. 과거로의 회귀는 회상 내지는 미련 따위를 담기에 적절한 기법이다. 상황 자체를 그대로 재연해 당시의 에피소드를 객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기에 시청자 입장에서는 꽤나 친절한 기법이라 할 수 있겠다. 드라마의 중요 사건 중 하나인 강동석과 차해원의 이별을 설명하지 않고는 이들이 왜 이렇게 멀어졌는지를 설명할 수 없을 터. 운전을 하다가 횡단 보도를 건너는 여학생을 보고 강동석은 그 날의 사건을 떠올리게 된다. 강동석이 차해원과 도망을 가려고 한 것은 차해원이 좋아서가 아니었다. 강동석이 노린 것은 차해원을 이용해 자신의 가족들을 농락한 차해원의 어머니에게 사과를 받아내고자 하는 것이었다. 그는 어린 나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어른의 심리를 적절히 파고드는 치밀함을 보였다. "나는 해원이 니를 좋아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감정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던 강동석의 한 마디는 차해원의 심장에 비수를 꽂았다. 얼음장 같았던 강동석의 그 때 모습은 15년이 지난 지금도 전혀 변한 것이 없었다.

 

참좋은시절

 

당시의 강동석은 자신의 처한 환경을 극복하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어머니 홀로 4남매를 키워내기란 보통 힘든 일이 아닐 수 밖에 없었다. 딱히 기술도 없고 재능도 마땅치 않은 여인이 홀로 가정을 이끌어 가면서 얼마나 고생을 했을 지는 안 봐도 눈에 훤하다. 어린 강동석은 매번 참고 당하기만 하는 어머니의 모습이 싫었다. 이때부터 강동석의 성격은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세상과 타협하기 보다는 맞서 싸우리라. 냉철한 사고로 일관하겠노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겠노라.' 세상과는 벽을 쌓고 살았던 강동석에게 유일하게 다가 온 사람은 차해원이었다. 그가 차해원을 잊지 못하는 이유는 그가 유일하게 마음을 열었던 존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는 자신을 옭아맸던 족쇄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강동석에게 공부는 이러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수단일 뿐이었다. 언제나 억압당하고 사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강동석은 세상과의 타협을 거부했다. 강동석의 대쪽 같은 성격은 어린 시절의 환경이 만든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이서진

 

갈등의 예열을 가하고 있는 시간은 시청자의 입장에서 보면 답담함을 느낄 수도 있다. 드라마에 나오는 갈등 구조는 전반적으로 달갑지 않은 내용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강동석과 차해원이 계속해서 밀고 당기는 것은 이들의 인연이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암시해 준다. 이미 고향인 '경주'로 회귀하는 장면에서부터 차해원과의 재회는 어느 정도 예상된 부분이었다. 하지만 심장을 후펴 팠던 과거의 기억은 이들이 쉽게 다가가지 못하게 만드는 장애물이 되었다. 이들은 자석처럼 끌리는 서로의 마음을 무시한 채 단단한 '바리게이트'를 쳤다. 일종의 마지노선인 셈이다. 그것을 넘어서면 스스로를 호되게 질책하며 괴로워했다. 하지만 이들 사이에도 변화의 계기가 생기게 되었다. 오승훈과 어쩔 수 없이 하룻 밤을 보낸 차해원은 볼 일이 있어 호텔에 온 강동석과 정면으로 마주치게 되었다. 차해원을 본 강동석의 눈에는 불꽃이 번쩍 튀었다. 자신 때문에 차해원의 인생이 망쳤다고 생각하는 강동석은 오승훈 같은 버러지에게 만큼은 차해원을 보낼 수가 없었다. 차해원을 향한 강동석의 마음은 분명 변화가 생겼을 것이다. 이제는 굳게 닫힌 차해원의 문을 열기 위해  강동석이 다가 갈 차례가 된 것이다.

 

 

참좋은시절 김지호

 

인생의 축소판인 드라마에서 갈등 구조가 주를 이루고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마냥 우울한 내용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드라마 중간 중간 묻어 나오는 따뜻한 이야기들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어 주었다. 어떤 이유인지 밝혀지진 않았지만 7세 지능을 가지고 있는 강동옥(김지호)은 강동석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강동석이 서울에서 온 다는 소식에 집 앞까지 마중 나갈 정도로 그녀는 '강동석 바라기'였다. 강동석의 일이라면 두 발 벗고 나서는 강동옥은 그를 위해 가족사진을 준비했다. 그런 강동옥에게 고마움을 느낀 강동석은 그녀에게 목거리를 선물했다. 강동석이 목거리를 걸어주자 강동옥의 심장은 심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멋진 남자의 행동에 반응하는 소녀의 설렘이 그대로 묻어나는 순간이었다. 강동옥을 연기한 김지호는 티끝 하나 없이 맑고 깨끗한 '무공해 청정연기'를 선보였다. 이는 너무나 똑똑해 세상 살기가 힘든 강동석과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이 드라마를 '참 좋은' 드라마로 만든 것은 똑똑한 천재 검사가 아니라 소녀의 순수함을 가진 강동옥이었다. 소녀의 순수한 감성을 보는 것만 해도 오늘 방송은 충분히 볼 가치가 있었다.

 

  1. Favicon of http://plmoknn.tistory.com BlogIcon 꿀떡꿀떡 2014.03.09 17:16 신고

    덕분에 너무 잘 보고 갑니다^^
    남은 하루도 기분좋은 시간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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