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걸그룹 소녀시대와 2NE1이 지난 주에 이어 2차 격돌을 벌였다. 16일 방영된 '인기가요' 에 출연한 이들은 모처럼만에 동시에 1위 후보에 오르며 제대로 된 대결구도를 완성시켰다. 컴백 무대라는 핸디캡 때문에 지난 주에는 1위 후보에 조차 오르지 못했던 2NE1은 이날 방송에서 소유X정기고, 소녀시대와 함께 1위 대결을 펼쳤다. 2NE1은 음원 부분에서 소녀시대를 큰 격차로 따돌리며 영예의 1위 자리에 올랐다. 지난 주 1위를 차지했던 소녀시대는 아쉽지만 2위에 만족해야 했다. 걸그룹 지존 간의 대결은 역시나 치열했다. 1차전이 소녀시대의 승리였다면 2차전은 2NE1의 승리였다. 소녀시대가 장군을 때리자 2NE1이 멍군을 가한 셈이다. 소녀시대를 꺾고 1위에 오른 2NE1은 "우리와 함께 안무를 연습한 양현석 사장님을 비롯해 테디 오빠, 우리 음악 사랑해주시는 모든 분들, 블랙잭 분들께 감사하다. 앞으로도 좋은 음악 들려드리겠다" 고 소감을 밝혔다. 항상 포커스 페이스를 유지하는 천하의 양사장도 오늘 만큼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을 것이다.

 

인기가요

 

2NE1의 승리로 이들의 대결은 꽤나 그럴싸한 그림이 되었다. 소녀시대가 선제공격을 가하자 2NE1은 이를 그대로 맞받아쳤다. 꽤나 흥미롭지 않은가. 하지만 이들의 대결은 자세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여과기'를 거쳐서 보지 않으면 이들이 벌려 놓은 판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얼핏 보기엔 이들이 음악 프로그램의 1위 자리를 다투며 피말리는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이는 컴백 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일 뿐이다. 좀 더 부연 설명을 하자면 음원 공개 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이들이 동시에 대결을 펼쳐도 음원을 늦게 발표한 쪽이 유리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오늘 대결에서 승리한 2NE1의 경우만 해도 그렇다. 2NE1의 박봄은 1위 소식에 기쁨의 눈물을 흘렸지만 사실 2NE1의 1위는 쉽게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2NE1은 '컴백홈'이 발매된 이후 일정 기간 최상위권을 유지한 덕택에 사전 점수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일명 '뒷치기' 전략을 사용한 2NE1이 소녀시대를 누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소녀시대 투애니원

 

따라서 이들이 공식적으로 컴백한 지 일주일이나 지났지만 현재로선 누구의 승리라고 섣불리 단정 짓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통적으로 '인기가요' 무대에서 강세를 보여왔던 2NE1은 소녀시대라는 거함을 물리치는 성과를 거뒀다. 상대가 상대이니 만큼 2NE1으로선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2NE1은 이제 겨우 하나의 음악 프로그램에서 1위를 했을 뿐이다. 이것을 가지고 '쇼챔피언', '엠카', '뮤직뱅크', '음악중심', '인기가요'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소녀시대를 이겼다고 보긴 어렵지 않을까. 가요 프로그램마다 1위 산정 방식이 다르게 때문에 특정 프로그램에서 한 번 이긴 것을 전체 대결에서 승리했다고 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국 이러한 요소들을 감안해 보면 이들의 대결은 공식 활동을 마칠 때까지 우열을 가리기 힘들 지도 모른다. 애초부터 객관적인 비교가 불가능한 대결구도를 '흥행'을 위해 만들었기 때문이다. 사실 소녀시대와 2NE1은 음악 색깔도 다르고 활동 방향도 달라 직접적인 비교 대상이 되지 못한다. 이러한 대결을 마치 엄청난 대결인 양 부풀이고, 컴백 시기를 조정해 라이벌 구도를 그린 것은 흥행가도를 달리기 위한 초석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박봄 눈물

 

박봄

문제는 이러한 대결구도가 주는 폐해를 팬들이 그대로 떠 안고 있다는 것이다. 지나친 경쟁구도는 언제나 부작용을 일으키기 마련이다. 안그래도 막강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소녀시대와 2NE1은 대결이 성사될 때마다 출혈 경쟁을 일으키고 있었다. 충성도 높은 팬들의 응원은 대부분 긍정적인 효과를 일으키기 마련이지만 극심한 경쟁구도가 만든 사생팬들의 몰지각한 행동은 심각한 폐해를 야기한다. 자신이 응원하는 쪽은 치켜세우고 상대방은 처참히 짓밟는 만행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2NE1이 1위를 차지하자 소녀시대의 팬들은 박봄의 얼굴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이들은 감격에 겨워 눈물 흘린 박봄을 보면서 얼굴이 자연스럽지 못하다며 비난하기 시작했다. 성형설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박봄은 '성괴'라는 수모까지 받으며 환희의 순간을 반납해야만 했다. 점점 극으로 가고있는 무서운 팬덤 대결은 음악이나 컨셉트 평가를 넘어 외모나 태도로 까지 이어졌다. 악명 높기로 유명한 영국의 훌리건들도 우리나라의 극성팬들에 앞에선 세발의 피밖에 안 될 것이다.

 

써니 표정

 

써니

필자를 더욱 어이없게 만든 것은 불의의 일격을 당한 2NE1의 팬들이 느닷없이 써니의 표정을 문제 삼은 것이었다. 이들의 주장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소녀시대의 써니가 시종일관 좋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써니의 인성까지 들먹이며 가요계 선배로서 후배를 챙겨주지 못할 망정 질투하고 있다는 둥 궤변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평소 써니가 웃는 상이긴 하지만 매번 웃고 있을 수만은 없다. 더군다나 누구나 1위를 하고 싶은 마당에 그것을 라이벌 팀에게 빼앗겼으니 표정에 어느정도 반영될 만도 하다. 이것을 가지고 소녀시대는 인기를 과하게 받아 '안하무인'이라는 식으로 말하다니. 그저 쓴 웃음만 나올 뿐이다. 소녀시대와 2NE1의 팬들이 다투는 모습은 극심한 경쟁구도가 만든 웃지 못할 촌극이었다. 투전판을 벌려 놓으니 온갖 잡새들이 날아와 서로를 물어뜯는 기막힌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값비싼 '파이트 머니'를 지불하는 것도 모자라 팬들을 투전판의 싸움닭 노릇까지 하게 만들고 있으니 걸그룹 지존 간의 대결은 결코 '축제'라 부르긴 힘들 듯 싶다.   

 

  1. Favicon of https://www.walkview.co.kr BlogIcon 워크뷰 2014.03.17 09:20 신고

    너무 경쟁적으로 나가니 얼굴표정 또한 감출수 없넌것이지요^^

  2. 그런데 2014.03.17 10:00 신고

    글 내용이 좀 소녀시대 팬인 듯함

  3. Favicon of http://bltmo.re/xyY8P BlogIcon 비너스 2014.03.17 10:02 신고

    에고. 말씀하신대로 극심한 경쟁구도가 문제인 것 같습니다.

  4. fantavii 2014.03.17 11:10 신고

    딱히 기분나쁜 표정도 아니고 말그래도 웃지 않았을 뿐.. 소시는 1위 한두번 해본것도 아니고 수상직후 그림은 방송에 대부분 나가는거 뻔히 아는데 가식(?)적인 웃음 없이 무덤덤한게 더 쿨하게 멋진듯.. (박수쳐주는 사람이 다 가식적이라는건 아니고..그래도 의식을 안할순 없을듯)

  5. 근데 2014.03.17 11:38 신고

    그런 웃지못할 촌극에 빌붙어 어떻게든 조회수를 올려보고자 애쓰는 촌극은 더욱 웃기네요

  6. 이글스 2014.03.17 11:40 신고

    워크뷰님 말처럼 경쟁적 분위기 속에 아쉬운 표정은 당연한거고 당연하걸 비난하는 건 트집일뿐이죠~더구나 써니는 전에 1위 했을때도 저런 멍한 표정지은적 있더군요~ 물론 9명 전부가 웃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한명이 무표정했다고 그것이 큰 잘못으로 비난받는건 좀 그런듯~ 타멤버와 비교해서 까는건 특유의 방식인듯...다른 멤버칭찬 목적이 아니라 꼬투리잡은 멤버 까기위한게 목적이죠. 바람직한 장면을 연출한 사람 칭찬만하면되지 그런 기준에 들지 못하면 욕을 먹어야한다는 잔혹 논리로 이때다 노리는 안티들 마음상태가 오히려 걱정이네요... 현실에선 그런 사람들 아니겠죠? 이슈스타님 글처럼 이래서 이런 같은시기 대결경쟁구도는 팬끼리 축제가 아닌 안티들의 먹잇감이 되는것 같습니다.

  7. Favicon of https://boyundesign.tistory.com BlogIcon 귀여운걸 2014.03.17 15:44 신고

    에휴.. 참 씁쓸하더라구요..
    극심한 경쟁구도 문제에요ㅠㅠ

  8. 아이이 2014.03.18 00:28 신고

    소시팬이 쓴건 모 볼필요도 없지

    • - - 2014.03.18 12:48 신고

      아이이/이 블로거가 소시팬이진 아닌지는 다른 글들을 보면 알고요... ㅉ 어느 소시팬이 비판적인 시각에서도 글들을 쓸수 있는지?
      백번양보해 이분이 소시팬이라고 가정해도 소시팬이 쓴건 볼필요도 없는데 안티들이 트집잡은건 볼필요가 있나보죠? ㅉㅉ 써니에게 적용시켰던 표정을 댁의 삶에서도 꼭 적용시키시길...무표정하다고 누가 당신을 오해하고 비난해도 그냥 받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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