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애유아인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던 '밀회'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밀회'는 한 예술 재단의 간부와 젊은 피아니스트의 격정적인 사랑을 그린 드라마로 20살의 나이 차를 극복한 로맨스를 예고해 방영 전부터 화제가 된 작품이었다. 파격이 주는 양면성 때문에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지켜 본 '밀회'는 우아한 감성과 세련된 연출이 돋보이는 고품격 '웰메이드' 드라마였다. 종편 드라마 '아내의 자격'으로 대박을 터뜨린 안판석 감독과 정성주 작가의 데칼코마니는 오묘한 조화를 이뤘다. 숨죽이며 '밀회'를 지켜 본 시청자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7일 방송된 '밀회'의 첫 방송은 2.574%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동시간대 방영된 종편 프로그램 중 1위일 뿐만 아니라 지상파 방송인 '태양은 가득히'(3%)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종편 프로그램에서 2%의 시청률을 기록했다는 것은 실로 대단한 수치다. 마성의 매력을 선보인 '밀회'는 종편 드라마라는 한계를 넘어 이제는 지상파 방송을 위협하는 존재로 급부상하고 있다.

 

밀회 유아인

 

첫 방 말미에 극적으로 조우한 김희애와 유아인은 2회에서부터 본격적으로 교감을 나누기 시작했다. 천재는 천재를 알아 본다고 했던가. 오혜원(김희애는)은 이선재(유아인)가 피아노를 다루는 솜씨를 보고 보통이 아님을 직감하게 된다. 좀처럼 자신의 실력을 드러내지 않았던 이선재는 형사 처벌을 무기로 피아노를 치라는 오혜원의 말에 한참이나 뜸을 들였지만 결국 건반에 손을 얹고 말았다. 이선재가 연주한 곡은 슈베르트의 '네 손을 위한 피아노 환상곡'이었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피아노를 제대로 배운 적도 없었던 이선재는 오로지 귀와 눈에 의지한 채 슈베르트의 곡을 완벽하게 연주했다. 눈을 감은 채 이선재의 연주를 들었던 오혜원은 감정에 사로잡혀 눈물까지 흘리게 되었다. 오혜원은 이것 저것 물어보며 이선재가 살아 온 과정에 대해 알아갔다. "엄마가 나갈 때 문을 잠가 놓고 나가 놀 것이 피아노 치는 것 밖에 없었어요.", "저의 피아노 선생님은 '유투브'였습니다.". 피아노에 대한 이선재의 천재성과 그 열정은 오혜원에게 흥미 이상의 감정으로 다가왔다.

 

밀회

 

이선재는 오혜원 앞에서 피아노를 치는 것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20년을 살아오면서 이렇게 희열에 찬 채 피아노를 친 것은 그로서도 처음있는 일이었다. '이제 그만 가라'는 오혜원의 말에 이선재는 수줍어 하며 '연주가 어땠냐'고 물었다. 오혜원은 '여지껏 들어 본 것 중 단연 최고'라 말하고 싶었지만 아직은 자신의 생각을 쉽게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었다. 이선재는 자신의 실력을 다 보여주지 못한 것 같아 마음이 다급해졌다. "하나 더 치면 안 될까요? 어제 그거" 라고 말한 이선재. 둘 사이의 묘한 정적이 흐른다. 이것은 오혜원을 향해 이선재가 내민 첫 손길이었다. 오혜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선재의 손을 잡았다. 김희애와 유아인의 합주는 스킨십이 없어도 짜릿할 수 있다는 것을 여지없이 보여줬다. 이들은 음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정신적인 교감을 나누며 혼연일체가 되었다. 이는 정사 장면을 다루지 않았을 뿐 정신적인 섹슈얼리즘을 표방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유아인은 음악 세계의 황홀경에 빠진 천재 피아니스트 이선재에 완벽하게 빙의되어 있었다.

 

 

연주를 마친 오혜원은 "이거 특급칭찬이야"라 말하며 이선재의 볼을 만졌다. 오혜원의 이 말 한마디는 20살 청년의 마음에 불을 당겼다. 오혜원과 헤어진 이선재는 한동안 뜀박질을 멈출 수 가 없었다. 가만히 있으면 터져버릴 것 만 같은 강력한 심장 박동. 이선재는 이 느낌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한참이나 달린 후 이선재는 마음을 다 잡고 오혜원과 함께 연주했던 시간을 떠올렸다. 이선재의 손가락은 실제 연주하는 것처럼 매끄럽게 흘러내렸다. 집에 들어온 이선재는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했다. 간만에 천재 피아니스트를 만나 소녀의 감성을 느낀 오혜원도 이선재라는 아이의 모습을 지울 수가 없었다. 오혜원은 "너무 이쁘네."라고 되뇌이며 야릇한 감정에 빠져 있었다. 음악이라는 매개체 앞에서 20살 이상의 나이차는 그저 숫자에 불과했다. '밀회'는 정신적인 교감이 있다면 서로가 욕망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김희애

 

'밀회'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매 장면을 촘촘하게 구성하고 있었다. 이선재의 집을 방문한 오혜원은 방에 놓은 쥐덫에 걸려 넘어지게 된다. 이 장면은 이선재라는 '덫'에 걸린 오혜원을 암시하는 복선처럼 보였다. 이는 향후 드라마 전개에 결정적인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영화를 연상시키는 세련된 영상미와 탄탄한 스토리는 드라마가 전개되는 60분 내내 시청자들을 흠뻑 빠지게 만들었다. 거기에 여러 거장들의 음악을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 전개는 '본방사수' 욕구를 불러 일으키는 자극제가 되기에 충분할 것이다. 불륜과 불화로 얼룩진 상류층의 속물 근성은 단칸방에 살면서 퀵서비스 알바로 생계를 이어가는 순수한 청년과 대비되어 극명한 대비 효과를 만들어 냈다. '웰메이드' 드라마라 평가 받으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는 '밀회'는 앞으로 전개될 파격적인 로맨스를 어떤 방식으로 그려낼 지가 최대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주 세속적인 이야기를 통해서 거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 이라고 밝힌 안판석 감독의 말처럼 '밀회'가 던진 잔잔한 물결은 커다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 드라마가 주는 마성의 매력은 지상파 방송을 위협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1. Favicon of https://wanderingpoet.tistory.com BlogIcon 너의길을가라 2014.03.19 07:46 신고

    4. 쾅!

    역시 김희애..^^* 드라마 평이 좋더라고요.
    <신의 선물 - 14일>도 장난이 아니라..ㅎ

  2. Favicon of https://www.walkview.co.kr BlogIcon 워크뷰 2014.03.19 08:44 신고

    이젠 지상파 방송이 정신을 차려야 할때라고 느껴집니다^^

  3. Favicon of http://life-lineup.tistory.com BlogIcon +요롱이+ 2014.03.19 10:01 신고

    잠시 들러 인사드리고 갑니다^^
    남은 하루도 기분좋은 시간이시길 바래요!

  4. BlogIcon 비너스 2014.03.19 10:18 신고

    정말 궁금해지는 드라마네요. 피아노, 그리고 여선생과 제자- 매우 흥미로운 소재라고 생각해요. ㅎㅎ

  5. Favicon of https://boyundesign.tistory.com BlogIcon 귀여운걸 2014.03.19 18:58 신고

    밀회 시청률이 굉장하네요~
    저두 보아야겠어요~ 완전 재미있을것 같아요^^

  6. 2014.03.19 20:12

    비밀댓글입니다

  7. Favicon of http://talksoon.tistory.com BlogIcon 별밤똑순이 2014.03.20 01:07 신고

    무척 질적으로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그런 소재를 어떻게 이렇게 자연스럽게 그럴 수도 있겠다..납득이 가게 만들었을까요...앞으로 어떻게 인간의 김정을 풀어낼 지...불륜인데..그것을 어떻게 풀어갈 지...무척 궁금해지늠데요...

  8. Favicon of http://talksoon.tistory.com BlogIcon 별밤똑순이 2014.03.20 01:07 신고

    무척 질적으로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그런 소재를 어떻게 이렇게 자연스럽게 그럴 수도 있겠다..납득이 가게 만들었을까요...앞으로 어떻게 인간의 김정을 풀어낼 지...불륜인데..그것을 어떻게 풀어갈 지...무척 궁금해지늠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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